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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추리 소설 탐정 갈릴레오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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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08-1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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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탐정 갈릴레오』 과학이 파헤치는 미스터리의 세계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의 작품 속 치밀한 구성과 반전의 매력을 이미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할 『탐정 갈릴레오』는 조금 특별합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추리물과 달리, 이 작품은 과학이 초자연 현상의 가면을 벗겨내는 순간을 그려낸 말 그대로 과학 미스터리 시리즈의 시작점이죠. 『탐정 갈릴레오』는 다섯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연작 소설입니다.
매 편마다 살인인지, 단순 사고인지조차 모를 기묘한 죽음이 등장하고 그 뒤에는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불길이 사람의 머리에서 치솟는다거나, 유체이탈을 통해 알리바이가 증명되는 등 얼핏 보면 귀신이 개입한 것 같은 현상들이죠. 하지만 이 모든 건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의 손에 걸리면, 놀랍도록 적당한 과학의 언어로 풀려나갑니다.
주인공 구사나기 형사는 사건이 막힐 때마다 대학 시절 협력자이자 물리학 교수인 유가와를 찾습니다.
별명은 ‘탐정 갈릴레오’. 그는 냉철한 논리와 호기심으로 무장해 사람들이 ‘불가사의’라 부르는 현상 속에서 진실을 건져 올립니다.
독자로서 그 단계적 절차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셜록 홈즈가 실험실 코트를 입고 나타난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각 단편의 이야기를 조금 들여다볼까요? 〈타오르다〉에서는 주택가 골목에서 잡담하던 청년 머리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아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목격자들은 석유통이 아니라 사람 머리에서 불이 먼저 일었다고 증언하죠. 이 황당한 발화 원인의 실체는? 〈옮겨 붙다〉에서는 학교 축제 전시물로 걸린 알루미늄 데스마스크가 범죄의 실마리가 됩니다. 불길한 표정 뒤에는 공원 호수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연결되어 있죠. 〈썩다〉에서는 슈퍼마켓 주인이 가슴 한가운데 괴사 자국을 남긴 채 욕실에서 숨집니다. 사인은 불명확하지만, 유가와는 한 여성과의 관계와 그녀의 직업에서 단서를 찾아냅니다
〈폭발하다〉에서는 바닷가에서 불기둥이 솟아올라 대학 여직원이 사망합니다. 얼마 뒤 같은 대학 출신 남성이 집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며 두 사건의 연결고리가 드러납니다.
〈이탈하다〉에서는 여성 피살 사건 용의자의 알리바이가 ‘유체이탈’로 증명됩니다. 비현실적인 증언 앞에서 경찰은 혼란에 빠지고, 유가와는 진실을 향한 실험을 시작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든 사건이 처음엔 마치 오컬트물처럼 보이지만, 결말은 철저하게 과학의 언어로 정리된다는 겁니다. 그 과정이 너무나 치밀하고 설득력 있어, 독자는 “혹시 진짜 이런 현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묘한 설렘과 섬뜩함을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또한 『탐정 갈릴레오』는 일본에서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드라마는 첫 회 시청률 24.7%라는 기록을 세웠고 덕분에 시리즈 2편 『예지몽』과 3편 『용의자 X의 헌신』까지 총 300만 부 판매를 돌파했습니다.
특히 영화판 『용의자 X의 헌신』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죠. 결국 이 책은 단순히 ‘범인을 잡는’ 추리물이 아니라, 과학과 상상력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두뇌 게임입니다.
사건의 비밀을 풀어내는 카타르시스와 함께, “과학이 이렇게 매혹적일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선사하죠. 미스터리와 과학 모두를 사랑하는 독자에게, 『탐정 갈릴레오』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읽다 보면, 혹시 우리 주변의 ‘이상한 현상’들도 유가와 교수라면 명쾌하게 설명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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